실업급여(구직급여) 반복수급 현상의 주된 배경이 단기 일자리 중심의 노동시장 구조 전반적인 고용 둔화에 기인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수급자의 약 70%가 급여 수급 기간 내에 일자리를 찾지 못했고 재취업에 소요되는 기간도 최근 5년 새 가장 길어졌다.
29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박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구직급여 수급자 중 수급 기간 내 재취업한 비율은 30.9%에 그쳤다. 수급 중 재취업률은 2023년 30.3%를 기록한 이래 3년 연속 30%대 박스권에 갇혔다. 수급자 10명 중 7명은 소정급여일수를 마칠 때까지 새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구직자가 새 일자리에 안착하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수급 중 재취업자의 평균 재취업 소요 기간은 123.7일로 집계돼 최근 5년 새 최장치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119.2일로 나타나 실직 후 재취업의 어려움이 나아지지 않았다.
반복수급 통계에서는 단기 고용 구조의 영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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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희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5년 내 3회 이상 반복수급자는 매년 10만~11만 명 수준에 달했다. 특히 동일한 사업장에서 퇴사와 재입사를 반복하며 급여를 받은 인원은 2022년 5만 8000명에서 지난해 6만 6000명으로 매년 6만 명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노동계에서는 이번 결과가 계절직, 프로젝트 계약직, 파견·용역 등 단기 일자리가 반복되는 고용 구조와 무관치 않다고 지적한다. 양질의 상용직 일자리가 부족한 상황에서 피보험 단위기간(180일)을 채운 뒤 계약 만료로 퇴사하고, 생계 불안 속에 기존 사업장이나 유사 단기직으로 되돌아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업급여 제도 주무 부처인 노동부는 8월 전담 상담사 배치와 취업활동 마일리지 도입 등을 골자로 한 국가 고용서비스 혁신 방안을 발표하며 재취업 기능 강화에 나섰다. 수급자의 조기 재취업 유인을 높이기 위해 하한액의 상한액 역전 현상을 막고 실업급여 지급 방식을 주 7일에서 주 6일로 개편하는 제도 안도 마련했다.
하지만 노동부는 반복수급 원인을 진단할 업종별 정밀 통계조차 갖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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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는 실업급여에 대한 도덕적 해이 등 사회적 부정론을 심화시킬 수밖에 없다. 현장에서는 반복수급과 부정수급 문제가 혼재된 양상이다. 게다가 반복수급자 중에는 조업기와 금어기가 교차해 구조적으로 실직과 재취업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 연근해 어선원이나 건설 하청 일용직, 농축산 계절 근로자 등이 다수 포함됐다. 노동부는 반복수급 문제가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이 같은 구조적 원인이 있다고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근본 원인에 대한 진단 없이 규제 성격의 개선안들만 앞세울 경우 실업급여 제도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도 노동계에서 나온다. 실업급여는 비자발적으로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가 극단적 빈곤으로 추락하지 않도록 돕는 사회안전망이기 때문이다. 실업급여 수급 요건이 일률적으로 강화된다면 저임금·단기 일자리를 전전하는 취약계층이 먼저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박해철 의원은 “실업급여가 재취업의 디딤돌이 되기 위해서는 실직 기간이 길어지는 이유가 무엇인지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며 “생활안정과 재취업 촉진이라는 구직급여의 두 가지 목적을 함께 달성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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