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지난 2020년 5월 13일 폭발한 누리호 2단 75톤급 고공엔진(17A)을 나로우주센터 우주과학관에 전시한다고 15일 밝혔다. 사진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
폭발로 찢기고 뒤틀린 누리호 엔진이 폐기장 대신 전시장으로 향한다. 대한민국 우주발사체 자립을 이끈 누리호가 화려한 성공의 순간뿐 아니라 그 뒤에 숨겨진 실패의 흔적까지 시민들에게 공개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누리호 개발 과정에서 연소시험 도중 폭발한 75t급 엔진 실물을 나로우주센터 우주과학관 실물전시관에 전시한다고 15일 밝혔다. 누리호 엔진이 대중에게 공개된 적은 여러 차례 있지만, 시험 중 폭발해 파손된 엔진을 당시 모습 그대로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시되는 엔진은 누리호 2단에 사용하기 위해 개발한 75t급 엔진 ‘17A’다. 이 엔진은 2020년 5월 13일 나로우주센터 엔진 고공 연소시험설비의 진공 챔버 안에서 인증시험을 받던 중 폭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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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번째 연소시험에서 시동 명령이 내려진 직후 사고가 발생했다.
항우연 연구진은 사고 직후 흩어진 엔진 잔해를 모두 수거해 폭발 원인을 추적했다. 분석 결과는 엔진 설계와 시험 절차를 보완하는 데 활용됐다. 한 차례의 폭발이 실패로 끝난 것이 아니라 이후 누리호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데이터가 된 셈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지난 2020년 5월 13일 폭발한 누리호 2단 75톤급 고공엔진(17A)을 나로우주센터 우주과학관에 전시한다고 15일 밝혔다. 사진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
누리호 엔진 개발은 이처럼 수많은 시험과 실패의 축적 위에서 이뤄졌다. 항우연은 누리호 발사에 앞서 1단용 엔진 14기와 2단용 엔진 3기 등 모두 17기의 75t급 엔진을 제작했다. 이들 엔진으로 총 152차례, 1만5091초에 걸쳐 불을 뿜는 연소시험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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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객들은 이번 전시에서 폭발 충격으로 찢어지고 뒤틀린 엔진의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항우연은 사고 당시의 파손 형상을 최대한 보존해 발사체 개발 현장의 흔적을 생생하게 전달할 계획이다. 다만 터보펌프는 후속 연구를 위해 따로 보관하고 있어 전시품에는 모형을 설치했다. 기술 보안이 필요한 일부 부위도 가림막으로 가린다.
항우연은 이 엔진을 단순한 사고 잔해가 아니라 대한민국 우주발사체 개발 도전사를 보여주는 기록이자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 자료로 판단했다. 성공한 발사체만 전시하는 대신 그 성공에 이르기까지 겪었던 시행착오도 함께 보여주겠다는 취지다.
이상철 항우연 원장은 “우주과학관은 대한민국 우주발사체 개발 역사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공간”이라며 “특히 실패와 역경을 딛고 우주발사체 자력 개발에 성공한 과정을 실물 전시물을 통해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주발사체와 대한민국 우주개발의 역사·현재·미래를 두루 조망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2020년 5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