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이나 군무원 등이 다른 군 구성원을 강제추행해 상해를 입힌 경우,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한 군형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23일 군인 등의 강제추행치상죄의 법정형을 정한 군형법 제92조의7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에서 재판관 7대 2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헌재가 이 조항의 위헌 여부를 판단한 것은 처음이다.
청구인 A씨는 해군 중령으로 재직하던 2021년 출장 중 같은 부대 소속 여성 하사를 강제추행해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또 다른 청구인 B씨는 같은 해 육군 준장으로 재직하며 행정지원 담당 여성 군무원을 강제추행해 상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재판 과정에서 군형법 제92조의7이 책임과 형벌 간 비례원칙과 과잉금지원칙, 평등원칙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해당 조항이 법정형 하한을 징역 7년으로 정해 법관이 정상참작감경을 하더라도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다는 취지였다.
헌재는 이 조항이 책임과 형벌 간 비례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봤다. 군 조직 구성원을 강제추행해 상해에 이르게 했다면 "구체적인 강제추행의 정도나 상해의 경중과 관계없이 이미 군 기강과 전투력 유지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해 비난 가능성과 위법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헌재는 군 조직이 철저한 계급 사회인 만큼 위계질서를 이용한 강제추행 범죄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며, 이에 따라 입법자의 결단으로 양형 폭을 좁혀 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군 조직 안에서 강제추행치상죄가 발생하면 그 결과는 피해자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신체의 안전에 대한 침해를 넘어 군의 전투력 보존에 심각한 위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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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원칙 위반이라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형법상 강제추행치상죄보다 군형법상 법정형 하한을 높게 정한 데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본 것이다. 군인 등 강제추행치상죄의 법정형을 군인 등 강간치상죄, 군인 등 강제추행상해죄와 동일하게 규정한 것도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다만 정계선·마은혁 재판관은 반대의견을 냈다. 강제추행에는 다양한 유형이 있고, 구체적 범행 경위에 따라 군 조직의 지휘체계나 기강 유지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질 수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법정형의 폭을 넓혀 법관이 개별 사안의 불법성과 책임에 맞는 형을 선고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비례원칙과 과잉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