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부터 기초연금을 소득구간별로 차등 지급하기로 했지만 제도 시행 전 3개월 동안은 모든 수급자의 기준연금액(최대 지급액)이 올해 수준으로 묶인다. 이에 따라 4월부터 지급액이 오르는 노인 소득 하위 45% 516만 8000명도 내년 1분기에는 현행법상 반영돼야 할 물가상승분을 받지 못한다. 결국 이들은 석 달간 현행 제도를 유지했을 때보다 1인당 2만 7270원을 덜 받고 이 금액도 이후 소급 지급되지 않는다.
7일 이달희 국민의힘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내년도 기초연금 예산자료를 분석한 결과 정부는 내년 1~3월 모든 수급자의 최대 지급액을 올해와 같은 월 34만 9700원으로 동결한다. 현행 제도를 유지하면 물가상승률 2.6%를 반영해 내년 1월부터 월 35만 8790원을 지급해야 한다.
차등지급이 시작되는 4월부터는 하위 30% 363만 명의 최대 지급액이 월 38만 원으로 오르고 하위 30~45% 153만 8000명은 월 35만 8790원을 받는다. 하지만 하위 45% 516만 8000명은 1분기에 월 9090원, 석 달간 2만 7270원을 덜 받게 된다.
정부는 연말 기초연금법 개정 이후 시행령 정비와 전산시스템 개편에 최소 3개월이 필요해 내년 4월이 가장 빠른 시행 시。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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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만 개편 방향이 이미 정해진 만큼 관련 시스템 준비를 앞당겨 1분기 공백을 줄였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4월 시행과 별개로 개편 전 3개월의 물가연동분까지 지급하지 않는 것은 정책 선택이라는 지적도 있다.
정부 내부에서는 소급 지급 방안도 검토됐지만 추가 재정부담과 다른 소득구간과의 형평성 등을 이유로 채택되지 않았다. 정부 관계자는 “1분기 미반영분을 뒤늦게 지급하면 4월 이후에도 최대 지급액이 동결되는 하위 45~70%와의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2019년 소득 하위 20%의 기초연금을 월 30만원으로 올릴 때도 1~3월에는 전년도와 같은 금액을 지급한 선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하후 차등지급 자체가 소득구간별 차등 지원을 전제로 한 만큼 하위 45%의 물가연동분 보전을 상위 구간과의 형평성 문제로 보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2019년과 현재는 법적 전제도 다르다. 당시에는 물가연동 최대 지급액 적용기간이 4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였지만 2020년 법 개정으로 1월부터 12월까지로 앞당겨졌다.
4월 이후에도 가장 가난한 노인에게 ‘하후’ 효과가 온전히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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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계급여 수급자의 기초연금은 소득으로 잡혀 그만큼 생계급여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생계급여와 기초연금을 함께 받은 65세 이상 노인은 78만 3000명으로 이 가운데 99.8%가 실제 생계급여 감액을 적용받았다.
반면 기초연금 지급 대상을 정하는 노인 하위 70% 목표수급률은 그대로 유지된다. 다른 소득과 재산이 없고 근로소득만 있는 단독가구 노인이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는 월 근로소득 상한은 지난해 437만 원에서 올해 469만 원까지 높아졌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내년에는 월 500만 원 안팎까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정부 개편안은 현행 제도를 그대로 유지할 때보다 내년 약 6000억 원이 더 들지만 빈곤 완화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태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시뮬레이션에서 개편안을 적용하면 노인빈곤율은 35.87%에서 35.57%로 0.30%포인트 낮아지는 데 그쳤다.
이 의원은 “‘하후’를 내건 개편이라면서 생계급여를 받는 가장 가난한 노인에게는 인상분이 생계급여 감액으로 사라지고 하위 45% 노인은 석 달 치 물가분마저 받지 못하게 됐다”며 “정부는 현행법대로 내년 1~3월 물가분을 반영하고 생계급여 수급 노인에게도 인상분이 실제로 전달되도록 보전 장치를 기초연금법 개정안에 함께 담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달희 국민의힘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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