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신호와 함께 경주마들이 힘차게 트랙을 내달리자 관람석 곳곳에서 탄성과 응원이 터져 나왔다.
결승선을 향해 질주하는 말들에게 시선이 쏠리는 사이, 공원 한쪽에서는 아이들이 말에게 먹이를 주고 승마 체험을 즐기는 등 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개장 한 달 만에 누적 방문객 4만명에 이른 경북 영천의 렛츠런파크 영천이 경마 관람뿐 아니라 다양한 체험과 지역 먹거리를 즐길 수 있는 나들이 공간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11일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영천(영천 경마공원).
경주 시작을 3시간여 앞둔 이른 시간부터 입장객 발길이 계속됐다.
최신 설비를 갖춘 4층 규모의 관람석에 오르자 시야가 탁 트였다.
66만㎡(약 20만평)에 이르는 부지와 곧게 뻗은 경주로가 한눈에 들어왔다.
대형 전광판에는 다른 경마공원의 경주 상황이 실시간으로 표시됐고, 푸드코트에는 먹거리를 즐기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경마에 돈을 걸지 않아도 속도감 넘치는 질주와 탁 트인 풍경은 나들이를 즐기기에 충분했다.
경북 구미에서 아이들과 함께 온 30대 주부는 "경마공원은 처음인데 시설이 깨끗하고, 평소 보기 힘든 경주마를 직접 볼 수 있어 신기하다"며 "경마를 안 해도 가족 나들이 장소로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손오공예시
대구에서 친구들과 찾은 30대 직장인은 가상현실(VR) 승마 체험을 마친 뒤 "실제로 말을 타는 것처럼 속도감이 엄청났다"며 "경마공원이 처음인데 경주 외에도 즐길 거리가 있어 재미있다"고 활짝 웃었다.
렛츠런파크 영천은 경마만 즐기는 곳에서 벗어나 가족 나들이와 체험을 함께 할 수 있는 공원을 목표로 한다.
현장에서는 영천시, 성운 대학교와 함께 운영하는 '말(馬)랑 영천 놀이터'에서 말에게 먹이를 주고 털을 빗겨줄 수 있다.
또 VR 승마와 말 모양 소품 만들기도 체험할 수 있으며 포도와 복숭아, 와인 등 지역 농특산물을 판매하는 직거래장터도 마련돼 있다.
이처럼 경마와 체험, 지역 먹거리가 어우러지면서 누적 방문객은 한 달 만에 성인 입장객 2만7천여명에, 무료입장인 어린이까지 더하면 4만명에 달한다.
대통령배 경기로 무료입장할 수 있었던 이날도 경마팬뿐 아니라 아이들의 손을 잡고 공원을 찾은 가족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운영 방식은 기존 경마공원과 차별화했다.
국내 최초로 도입한 '권역형 순회 경마'에 따라 경주마는 부산경남경마공원에 상주하다 경마 일에 맞춰 영천으로 이동한다. 하반기 12주 동안 총 72개 경주가 예정돼 있다.
한국마사회는 말의 안전한 이동을 위해 대당 제작비 3억3천만원인 13.5t급 전용 수송차량 13대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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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에는 에어 서스펜션과 특수 고무 바닥재, 냉방시설, 가변형 칸막이가 설치됐다. GPS와 폐쇄회로(CC)TV로 이동 중 말의 상태를 살피고, 도착 후에는 수의사와 장제사가 건강과 발굽 상태를 확인한다.
영천에 경마공원이 들어선 건 말과의 오랜 인연도 한몫한다.
금호읍 일대에서는 말 모양 허리띠 장식인 마형대구가 출토됐으며 조선시대에는 역참이 운영됐기도 했다.
또 2009년에는 운주산 승마 조련센터가 개장했고 2015년에는 내륙 최초로 말산업 특구로 지정되기도 했다.
경마공원의 개장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경북도와 영천시는 공원 건설과 운영, 관광객 소비 등을 통해 장기적으로 약 1조8천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누적 고용 7천500명 규모의 효과를 기대한다.
실제 경마 운영과 고객서비스, 시설관리 등으로 개장 초기부터 300여개의 상주 일자리가 창출되기도 했다.
다만 건전한 경마 문화 정착은 풀어야 할 과제다.
이를 위해 현장에서는 초보 경마 교실과 도박중독 예방·상담을 위한 유캔센터를 운영하고, 소액 구매를 유도하는 교육과 예방 캠페인도 병행하고 있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렛츠런파크 영천은 경마만 시행하는 시설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방문객을 연결하는 공간을 지향한다"며 "지역 기관·단체와 협력해 시민과 지역 업체가 체감할 수 있는 상생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회 렛츠런파크 영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