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육지와 해양의 30%를 생물다양성 보호구역으로 지정하기로 했던 전세계 합의가 지켜지지 않을 전망이다. 보호구역을 확대하는 것도 더디게 진행되는 데다 자금까지 부족해서 이달 19일 제17차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OP17) 개막을 앞두고 '생물다양성 보호' 목표에 빨간불이 켜졌다.
국제 자연보호단체 '캠페인 포 네이처'와 '투게더 포 디 오션'이 지난 9월 공동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각국이 현재 수립한 자연보호 계획을 모두 이행하더라도 2030년까지 보호구역으로 지정되는 면적은 전 세계 육지와 내륙 수역의 약 27%, 해양의 12%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국제사회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육지와 해양의 각각 최소 30%를 보호구역 등으로 보전하기로 합의했지만, 현재 계획대로라면 육지는 목표보다 3%p, 해양은 18%p 부족한 셈이다.
자연보호를 위한 자금 확보도 목표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각국은 2030년까지 생물다양성 보호를 위한 공공·민간 재원을 연간 최소 2000억달러 동원하고, 개발도상국에 대한 국제 재정 지원도 연간 최소 300억달러로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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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 1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3~2025년 전 세계 생물다양성 보호 재원은 연평균 749억~924억달러로 추산됐다. 이는 2030년 연간 목표액인 2000억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규모다.
기업들의 자금 지원도 저조하다. 지난해 2월 출범한 '칼리 기금'은 유전자원의 디지털서열정보를 상업적으로 활용하는 기업들로부터 기여금을 받아 개발도상국 등의 생물다양성 보호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연간 10억달러 규모의 기여가 기대됐지만 현재까지 모인 금액은 6000달러에 불과하다.
생물다양성을 해치는 산업에 지급되는 정부 보조금도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 각국은 2030년까지 환경에 해로운 보조금을 연간 최소 5000억달러 줄이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2025년까지 어떤 보조금이 생물다양성에 악영향을 미치는지 먼저 파악하기로 했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7월 환경 전문매체 카본브리프가 133개국과 유럽연합(EU)이 유엔에 제출한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유해 보조금 파악을 완료했다고 보고한 국가는 21개국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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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머지 약 84%는 보조금 현황을 파악했다는 사실조차 확인되지 않은 것이다.
2022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제15차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OP15)에서 각국은 '쿤밍·몬트리올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를 채택했다. 당시 2030년까지 생물다양성 손실을 막고 자연을 회복하기 위한 23개 목표에 합의했다. 육지와 해양의 최소 30% 보호를 비롯해 오염 감소, 멸종위기종 보호, 유해 보조금 감축 등이 주요 내용이다.
목표 이행이 지연되면서 국제 환경단체들은 각국 정부에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그린피스 인터내셔널의 생물다양성 정책 전문가인 안 람브레흐츠는 "수도 예레반 에서 열리는 COP17에서 가장 중요한 성과는 분명한 방향 전환이어야 한다"며 "각국 정부는 약속을 되풀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행동에 합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는 19일부터 30일까지 아르메니아 수도 예레반에서 열리는 COP17에서는 2022년 생물다양성 보호 목표 채택 이후 처음으로 각국의 이행 상황을 종합 。검할 예정이다. 보호구역 확대와 재원 마련이 주요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재정 부담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고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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