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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부동성결교회 옛 예배당이 현재 체부홀로 바뀐 모습. 천장에는 1931년 건립, 1965년 증축, 2017년 리모델링 당시의 목조가 함께 있다. 아래 사진은 현재의 전경. 서울생활문화센터 체부 제공 서울 경복궁 서쪽에는 ‘서촌’이라 불리는 오래된 동네가 있다. 조선시대 왕족과 중인들이 살았고 근현대에는 이상과 윤동주, 박노수 등 문인과 예술가들의 흔적이 남은 곳이다. 좁은 골목과 한옥, 오래된 상。 사이에 작은 갤러리와 서., 카페가 들어서면서 옛 서울과 오늘의 서울이 자연스럽게 포개졌다. 최근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2번 출구로 나와 왼편 골목으로 들어섰다. 50m쯤 걸어 다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자 한두 사람이 겨우 비켜 지날 만한 길이 이어졌다. 콘크리트 전봇대와 복잡하게 얽힌 전선, 낮고 오래된 집들이 정겨운 풍경을 만들었다. 낡은 집을 고친 카페와 음식. 사이로 붉은 벽돌 건물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교회였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표시는 벽면에 흰색 페인트로 적힌 ‘체부동성결교회’라는 글씨가 전부였다. 1931년부터 서촌 골목을 지켜온 옛 체부동성결교회다. 현재 공식 명칭은 ‘서울생활문화센터 체부’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장의자와 강단 대신 넓은 바닥에 보면대와 악기가 놓여 있었다. 한 악단이 지휘자의 손짓에 맞춰 연주를 반복하고 있었다. 한때 찬송과 기도 소리로 가득했던 공간을 바이올린과 첼로 등 관악기의 선율이 채우고 있었다. ‘오케스트라의 집’이 된 예배당 김승민 서울생활문화센터 체부 센터장은 “옛 예배당 체부홀은 서울과 경기 지역의 생활오케스트라와 생활음악 단체가 연습하고 공연하는 공간”이라며 “하루 네 차례씩 운영하지만 한 번에 두세 팀이 경합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연습 대관료는 2시간30분에 3만원, 공연은 5만원이다. 센터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생활음악·커뮤니티 등 1644개 단체가 대관했고 5만2000여명이 공간을 이용했다 모바일 바다이야기추천 . 체부홀에서는 포럼과 세미나도 열린다. 한옥 별관인 금오재는 독서토론과 미술 활동, 강좌와 주민 모임 장소로 활용된다. 체부동성결교회의 뿌리는 19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무교정교회(현 중앙성결교회)가 서울 서북부 선교를 위해 누하동에 지회를 세웠다. 신자가 늘면서 1924년 누하동지교회로 분리·독립했고 1927년 체부동으로 이전해 체부동교회로 이름을 바꿨다. 교회는 부흥을 거듭해 1931년 현재 본관의 뼈대가 된 붉은 벽돌 예배당을 봉헌했다. 1943년 일제가 성결교단을 강제 해산하면서 교회도 폐쇄되고 예배당은 제빵공장으로 사용됐다. 광복과 함께 건물을 되찾은 교인 14명이 재건예배를 드렸고 이후 증축을 거듭했다. 1990년대 들어 예배당이 비좁아지자 교회 공동체는 1997년 서울 강서구 등촌동에 새 예배당을 건축해 이전했다. 이후 주변 상권이 커지면서 옛 건물은 사라질 위기를 맞았다. 한 중국인 사업자가 서울시 매입가의 두 배를 제안했지만 교인들은 건물이 상업시설로 바뀌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주민과 교인들이 서울시에 보존을 제안했고 시는 2016년 건물을 매입했다. 리모델링을 거쳐 2018년 3월 서울생활문화센터 체부로 문을 열었다. 벽돌과 목조 트러스가 들려주는 역사 체부동성결교회는 서울미래유산(2014)이자 서울시 제1호 우수건축자산(2017)이다. 문화재는 아니지만 역사적·사회문화적 가치를 지니고 지역의 정체성 형성에 이바지한 건축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김승민 체부 센터장(왼쪽)과 김태현 건축가. 영광교회 제공 이날 동행한 국민일보 교회건축 자문위원 김태현 건축가(홍익대 건축학과 겸임교수)는 외벽을 살펴보며 “한 건물에서 프랑스식과 영국식 벽돌 쌓기가 함께 확인되는 。이 중요한 특징”이라고 말했다 바다 이야기 시즌7 . 프랑스식 쌓기는 한 줄 안에서 벽돌의 긴 면과 짧은 면이 번갈아 나타난다. 영국식 쌓기는 긴 면만 보이는 줄과 짧은 면만 보이는 줄을 교대로 쌓는다. 외벽에는 두 방식뿐 아니라 서로 다른 시기에 보강하거나 증축한 흔적도 남아 있다. 벽돌의 색과 줄눈, 쌓기 방식의 차이가 건물의 변화 과정을 보여주는 연대표인 셈이다. 김 건축가는 “프랑스식 쌓기는 구조적으로 영국식보다 불리할 수 있는데 이 건물은 내부에 기둥이 없는 넓은 공간에 이를 적용했다”며 “종탑과 증축부에서도 서로 다른 벽돌 패턴이 나타나 건물이 여러 시기를 거치며 성장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부에서는 지붕을 받치는 목조 트러스가 시선을 끈다. 1931년 건립 당시의 구조와 1965년 증축 부분, 2017년 리모델링 때 덧붙인 구조가 한 공간에 공존한다. 예배당 양쪽에는 남녀가 서로 다른 문으로 출입했던 흔적도 남아 있다. 유교 문화가 강했던 시절 교회에서도 남녀유별의 규범을 따라 나눠 앉았던 풍경을 짐작하게 한다. 김 센터장은 “오래된 건물의 외형만 남긴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실제로 연습하고 공연하며 사용하는 건축유산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95년 된 건물인 만큼 누수와 벽체 훼손이 반복돼 정기적인 안전진단과 체계적인 보수가 필요한 상황이다. 김 건축가는 “과거 교회가 예배와 선교뿐 아니라 구제와 지역 공동체를 결집하는 역할을 했다면 지금은 시민들이 음악을 연습하고 관계를 맺는 공공 공간으로 그 기능이 이어지고 있다”며 “용도는 달라졌지만 사람을 모으고 공동체를 세우는 공간의 역할은 계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목사 사택에서 주민 사랑방으로 체부홀 뒤편에는 한옥 별관 금오재가 자리한다. 교회와 함께 지어진 목사 사택이다. 모바일 바다이야기앱 김 센터장은 “금요일 저녁 다섯 명의 아이와 예배하고 성경을 공부했던 집이라는 의미에서 금오재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설명했다. 리모델링 공사 때 앞을 가리고 있던 벽돌을 걷어내자 1930년대 민가에서 사용하던 꽃담이 모습을 드러냈다. 전문가의 손을 거쳐 무늬와 색을 되살렸고 지금은 센터를 상징하는 이미지로 활용된다. 금오재는 세미나와 소모임이 열리는 ‘사랑’, 누구나 차를 마시고 쉬어갈 수 있는 ‘마실’로 나뉜다. 김 센터장은 “체부홀이 서울 전역의 생활음악인을 위한 공간이라면 금오재는 지역 주민이 일상적으로 드나드는 사랑방”이라고 말했다. 등촌동에서 이어지는 교회 공동체 건물을 떠난 체부동성결교회 공동체는 1997년 등촌동에 새 예배당을 완공하고 이름을 영광교회로 바꿨다. 현재 안세광 목사가 담임하고 있다. 오랫동안 이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한 조남진 장로는 “지역 이름을 넘어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리는 교회가 되자는 뜻에서 영광교회로 이름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서울 등촌동으로 이전하면서 영광교회로 이름을 바꾼 체부동성결교회 공동체가 2023년 서울생활문화센터 체부에서 ‘가을 나리는 밤’ 행사를 마치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서 있는 두 번째 줄 우측에서 여덟 번째가 안세광 목사, 아홉 번째가 조남진 장로. 영광교회 제공 영광교회는 체부동 시절의 사진과 기록을 보존하고 해마다 옛 교우들과 이곳을 찾아 음악회와 모임을 연다. 시 낭송과 중창, 실내악 연주 등을 통해 교회의 역사를 다음세대와 나누고 있다. 서촌 골목의 붉은 벽돌 예배당은 더 이상 주일예배를 드리지 않는다. 그러나 돈보다 건물의 공공적 가치를 앞세운 교인들의 선택 덕분에 철거되지 않고 시민들을 만나고 음악을 나누는 공간이 됐다. 찬송이 울리던 자리에서 오케스트라가 연습하고 목사 사택에서는 주민들이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눈다. 예배당 기능은 달라졌지만 사람을 품고 공동체를 잇는 일은 멈추지 않고 있는 셈이다. 서울생활문화센터 체부는 이렇게 세상 속에서 환대의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제가 성결교단을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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