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눈에서 시작하는 천문우주의 궤도』는 우리의 눈에서 출발해 빛과 별, 공간과 시간을 거쳐 삶과 꿈으로 이어지는 천문우주 교양서다. 김규영 저자는 우주를 처음 접하는 독자도 친숙한 표현과 상상을 통해 그 신비에 다가갈 수 있도록 이야기를 풀어낸다. 열 개의 구간을 지나 다시 '눈'으로 돌아오는 구성이 특징이다.
김규영 저자는 공군사관학교와 연세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공군대학 교관으로 우주 관련 과목을 개발하고 강의했다. 『시공간과 중력, 우주와 나에 관한 상상여행』과 『뉴 스페이스 리더십』에 이어, 이번 책에서는 우주를 바라보며 느끼는 경이로움을 독자와 나누고자 한다. 우주를 향한 관심이 어떻게 한 권의 책으로 이어졌는지, 우주를 알아가는 일이 우리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 그에게 물었다.
1. 작가님께 우주는 언제부터 특별한 관심의 대상이 되었나요? 공군에서의 경험과 우주 관련 강의가 집필 활동으로 이어지기까지, 특히 기억에 남는 계기나 장면을 들려주세요.
많은 분이 그러하듯 저에게도 우주는 어릴 적부터 호기심의 대상이었습니다. TV에서 미국 우주왕복선의 발사가 성공하거나 실패하는 장면을 보았고, 영화 「스타워즈」는 저를 비롯한 당시 청소년들의 우주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했지요.
공군에서 직업군인의 길을 걷기 시작한 뒤로는 30여 년 동안 스스로를 "가르치는 방법을 가르치는 교관"이라 부르며 군사교육 업무에 임했습니다. 그러다 전역을 앞두고, 운 좋게도 공군대학에서 평소 관심을 두었던 우주를 가르치게 되었습니다. 공군의 우주작전을 주제로 교관들과 활발하게 토론하고 연구했던 일, 각종 교육과 세미나에 참석했던 일이 기억에 남습니다. 특히 우주로켓 제작업체와 인공위성 운영기관, 항공우주·천문 연구기관 등 우주를 실제 업무와 연구의 대상으로 삼는 현장을 직접 방문하고 체험한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책을 쓰겠다는 생각은 오래전부터 마음에 품고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코로나19가 확산하던 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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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의 특성상 외부 접촉이 제한되어 숙소에 갇히다시피 한 채 1년을 보냈거든요. 마치 우주에 덩그러니 홀로 남겨진 듯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때 우주에 대한 사색과 탐구는 책을 쓰는 바탕이 되었고, 개인적인 시련을 이겨 내는 데에도 큰 힘이 되었습니다.
2. 앞선 두 권의 책을 읽은 지인들과 대화하면서,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우주 책이 필요하다고 느끼셨다고요. 어떤 반응이 이번 책을 쓰는 계기가 되었으며, 설명 방식이나 구성에서 가장 크게 바꾼 。은 무엇인가요?
책을 쓴 뒤 지인들과 그 내용을 두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생각보다 우주에 큰 관심을 갖지 않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우주가 자신의 삶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여기거나, 너무 어려운 주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인 듯했습니다. 흔히 "우주가 밥 먹여 주나?"라고 하잖아요.
그렇게 느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그동안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입니다. 우리의 일상은 낮과 밤, 계절의 변화 같은 천문현상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고, 우리는 우주기술의 혜택을 누리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첫 번째 책에서는 과학과 철학을 아우르는 '질서 있는 우주', 곧 코스모스(Cosmos)에 주목하며 독자의 상상력을 최대한 이끌어내고자 했습니다. 두 번째 책에서는 일상과 안보의 관.에서 우주 공간, 곧 스페이스(Space)를 바라보았습니다. 뉴 스페이스 시대를 살아갈 사람들이 우주를 어떤 관.으로 이해하면 좋을지 이야기하고 싶었지요.
그런데 이 주제들이 누구에게나 쉽게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책에서는 천문학이 탐구하는 우주, 곧 유니버스(Universe)의 신비와 경이로움에 초.을 맞추었습니다. 평소 일상에서 접하는 현상들이 얼마나 신기한 것인지, 친숙한 개념과 용어로 풀어내고자 했습니다.
3. 제목의 '내 눈에서 시작하는'이라는 표현과, '눈에서 출발해 다시 눈으로 돌아오는' 목차가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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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문우주 이야기를 하나의 '궤도'처럼 구성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 여정을 마친 독자의 눈에는 무엇이 새롭게 보이기를 바라셨나요?
흔히 '눈은 마음의 창'이라고 하지요. 우리는 눈으로 본 것을 믿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주에는 우리 눈에 보이는 것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도 많습니다. 우리 눈으로 감지할 수 있는 빛의 범위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저는 그 한계를 넘어, 보이지 않던 우주를 관측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천문학의 중요한 역할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천문우주 현상 가운데 제게 특히 신비롭게 다가온 것은 빛과 천체의 존재, 그리고 궤도였습니다. 우리가 우주를 감각적으로 만나는 첫 관문은 눈으로 들어오는 빛입니다. 여기에 천체가 궤도를 따라 돌고 돌아오는 모습을 떠올리며 책의 구성을 구상했습니다. 눈에서 출발해 빛과 천체, 궤도에 관한 이야기를 여러 개념과 연결한 뒤, 마지막에는 다시 눈으로 돌아오도록 한 것입니다.
그 여정을 마친 독자들이 신체 기관으로서의 눈을 넘어 '마음의 눈'으로도 우주를 바라보기를 바랐습니다. 눈앞에 보이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상상하고 사유하며 우주를 느껴보자는 뜻을 본문 마지막에 담았습니다.
4. 책 소개에서 '커피 액체가 아래로 떨어지는 일'과 '달이 지구 주위를 도는 일'을 연결하셨습니다. 이처럼 익숙한 일상에서 우주의 원리를 발견할 수 있는 사례를 들려주세요. 어려운 과학 개념을 쉽고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어떤 .에 신경 쓰셨나요?
공을 머리 위로 곧게 던지는 장면을 떠올려보세요. 공은 위로 올라갈수록 느려지다가 가장 높은 곳에서 순간적으로 멈춘 뒤, 아래로 떨어지면서 다시 빨라집니다. 공기 저항을 무시하면, 공이 손을 떠날 때와 같은 높이로 돌아왔을 때의 속력은 같습니다. 이처럼 공의 움직임을 바꾸는 중력은 우주에서 천체의 운동을 설명할 때도 중요한 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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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태양을 하나의 초.으로 하는 타원궤도를 따라 움직입니다. 이것이 케플러 제1법칙이지요. 또 지구는 자신의 궤도에서 태양에 가까울 때 더 빠르게, 멀어질 때 더 느리게 움직입니다. 이는 케플러 제2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익숙한 공의 움직임에서 출발해 생각하면, 중력에 따라 천체의 운동이 달라진다는 사실도 조금 더 친숙하게 다가옵니다.
중력과 궤도에 대한 이해는 아폴로 13호의 귀환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1970년 달로 향하던 아폴로 13호는 산소탱크 폭발 사고로 달 착륙을 포기해야 했습니다. 이후 달 착륙선의 엔진으로 비행경로를 조정하고, 달의 중력을 이용해 달을 돌아 지구로 귀환할 수 있었습니다.
저 역시 우주의 원리를 상상하다가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생기면 과학책을 찾아보곤 했습니다. 그런데 수식이 많아 쉽게 다가가기 어려울 때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되도록 수식을 줄이고 그림과 사진, 시적인 표현, 명언과 노래 가사 등을 설명 곳곳에 활용했습니다. 어려운 과학 개념을 친숙하게 느끼면서 인문학적인 공감도 얻을 수 있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5. 우주를 생각하는 일을 '가장 멋진 생각'이라고 표현하셨습니다. 별을 보거나 우주를 공부하면서 일상의 고민을 다르게 바라보게 된 경험이 있으신가요? 그 경험은 자신과 세상을 대하는 태도에 어떤 변화를 주었나요?
우주에 호기심을 가졌다가도 금세 일상으로 돌아오는 것은, 그 규모가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방대하고 시작과 끝을 헤아리기 어렵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종교에서 찾는 사람들도 있지요. 저는 과학적 원리를 바탕으로 끊임없이 상상하고 별을 바라보며 우주를 공부하다 보면, 그 거대한 규모가 조금씩 느껴진다고 생각합니다.
네덜란드 작가 마욜린 판 헤임스트라의 『우주에서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라는 책이 있습니다. 부제는 '우주에서 일상을 바라본다면'입니다. 실제 일상에서 늘 서두르지 않고 살기는 어렵겠지요. 하지만 그 제목에 담긴 뜻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만으로도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이 한결 편안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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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어린이와 청소년은 어떤 질문을 품고 이 책을 읽으면 좋을까요? 교사나 부모가 아이들과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눌 때, 꼭 함께 생각해 보았으면 하는 대목과 그 이유를 소개해 주세요.
열 번째 구간인 '꿈과 눈', 그리고 에필로그 '궤도 재진입, 감은 눈 뜨고 우주와 하나로'를 중심으로 질문을 나누면 좋겠습니다. 우주를 바라보는 눈이 자신의 꿈과 어떻게 이어질 수 있을지 함께 생각해 보는 것이지요.
청소년 시절부터 기후위기에 맞서 지금 행동해야 한다고 외쳐온 스웨덴의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의 사례도 함께 이야기해 보면 좋겠습니다. 그의 문제의식과 행동을 인류의 우주개발과 연결해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환경을 바라보는 시선과 우주개발을 바라보는 시선을 함께 놓고 생각하는 과정은, 청소년들이 자신만의 관.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7. 부록에는 국제우주정거장인 ISS 촬영에 도전하는 내용도 담으셨습니다. 책으로 읽은 우주를 직접 관찰하는 경험으로 이어가도록 구성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특별한 장비가 없는 초보 독자는 어떤 관찰부터 시작하면 좋을까요?
우리는 직접 눈으로 확인한 것을 더 실감하고 믿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대로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우주에 대해서는 잘못된 정보나 음모론을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지구 내부가 텅 비어 있다거나 지구가 평평하다는 주장처럼 말이지요. 인터넷에서 비슷한 주장만 반복해서 접하면 그런 믿음이 더 굳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책에서 읽은 우주를 직접 관찰하는 경험으로 이어가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특별한 장비가 있다면 좋겠지만, 없어도 하늘을 자주 올려다보는 습관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바쁘게 하루를 보내느라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 푸른 하늘에 하얀 달이 떠 있기도 하거든요.
밤하늘에서 북극성을 찾아보는 것도 좋은 경험입니다. 다른 별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위치가 달라지는데, 북극성은 왜 거의 같은 자리에 있는 것처럼 보일까요? 북극성이 지구 자전축의 북쪽 연장선 가까이에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이해하면, 우주를 바라보는 작은 눈 하나가 새로 떠지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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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뜨고 지는 모습을 보면서도, 그 움직임이 지구의 자전 때문에 나타난다는 사실을 떠올려보면 좋겠습니다. 내가 서 있는 땅과 나 자신도 지구와 함께 움직이고 있다는 관。의 전환이지요. 멈춰 있다고 느꼈던 나와 주변의 모든 것이 사실은 우주 속에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세상은 새롭게 보입니다.
『내 눈에서 시작하는 천문우주의 궤도』저자 김규영
8.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은 독자에게 오래 남았으면 하는 질문은 무엇인가요? 우주가 여전히 어렵고 멀게 느껴지는 분들께, 그 질문과 함께 전하고 싶은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에게도 우주는 여전히 어렵고 멀게 느껴집니다. 호기심과 상상력을 발휘해 조금씩 알아가다 보면 재미가 생기지만, 곧 또 다른 어려움에 부딪힙니다. 조금 더 알게 되면 더 재미있어지는 동시에 더 어려운 질문을 만나게 되지요. 그런데 그 어려움을 넘어 무언가를 이해하게 되었을 때 느끼는 성취감이 꽤 매력적입니다.
예를 들어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지구 가까이에 있는 시계는 더 높은 곳에 있는 시계보다 시간이 조금 더 느리게 흐릅니다. 처음에는 좀처럼 이해하기 어렵지만, 질문하고 알아가는 과정을 거치면 조금씩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원리는 스마트폰의 위치 확인에 쓰이는 GPS와도 연결됩니다. GPS 위성에서는 중력과 위성의 운동에 따른 시간 차이를 보정해야 합니다. 이를 반영하지 않으면 위치 측정에 큰 오차가 생겨 정확한 길 안내가 어려워집니다.
저는 우주에 대한 호기심이 궁극적으로 '나'라는 존재에 대한 질문과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누구이며,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라는 질문이지요. 그리고 그 질문은 우리가 어떤 삶을 꿈꾸는지와도 연결됩니다.
저는 꿈을 꾸는 일이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중요한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공지능과 인간의 차이를 생각할 때도, 스스로 삶의 의미를 묻고 꿈을 품는다는 .에 주목하게 됩니다. 우주는 그 꿈을 끝없이 펼쳐볼 수 있는 대상입니다. 독자 여러분도 자신만의 질문을 품고 우주를 조금씩 알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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