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마디를 쉬다가 갑자기 나오는데 잘해야 해서 그게 저에게는 어려웠습니다.”
독주 무대에서 모든 청중의 시선을 받는 스타 피아니스트 손열음(40·사진)이 100여 명 오케스트라 속 한 명의 피아노 단원으로 앉을 때 느끼는 무게다.
오는 17일 CGV에서 단독 개봉하는 영화 ‘고잉홈프로젝트: 라벨&쇼스타코비치 인 시네마’(포스터)는 그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있는 고잉홈프로젝트의 지난해 7월 예술의전당 공연 실황을 약 110분 분량으로 옮겼다. 12일 서울 영등포구 CGV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손열음은 “솔로로 연주할 때와는 정말 많이 다르다”며 “분량이 적은데도 중요하게 나올 때가 많아 떨린다”고 했다.
고잉홈프로젝트는 지휘자 없이 연주하지만 이를 앞세운 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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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열음은 “지휘자가 없는 오케스트라라고 하면 묘기처럼 신기해하거나 실험, 증명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어 그 표현을 의도적으로 쓰지 않았다”며 “저희의 의도는 그와 정반대로, 정말 진지하게 음악을 하고 싶고 가장 순수한 음악적 접근을 하고 싶어서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보는 지휘자는 박자를 짚어 주는 사람이 아니라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방향을 설정해 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고잉홈프로젝트는 리허설에서의 합의로 방향을 정하고, 악장과 지휘자 역할을 겸하는 바이올리니스트 스베틀린 루세브와 수석 연주자들이 함께 음악을 만든다.
손열음은 이 악단이 “서로 귀를 완전히 열고 모든 촉각을 곤두세워 서로에게 맞춰 나가지 않으면 안 되는 특성”을 지녔다고 했다. 영화는 이런 장면을 놓치지 않고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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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저희끼리 서로 눈으로 맞춰 가고, 한 사람이 연주할 때 다른 사람이 귀 기울이는 모습을 일일이 보실 수 있다”고 말했다.
영화화 제안은 지난해 봄, 2022년 창단 공연을 촬영한 씨콘박스에서 왔다. 손열음은 영화에는 문외한이었지만 무엇을 하든 좋다며 응했고, 다큐멘터리 대신 풀 콘서트로 가기로 했다는 말에 더 기뻤다고 했다. 그는 “음악이 시작부터 끝까지 끊기지 않고 이어지는 것이 저희에게는 가장 좋은 방식이고 또 감사한 방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화관이 같은 음악을 전혀 다른 시선으로 보여줄 매개체가 되기를 기대했다. “저도 평생 아파트에서 살다 보니 풀 볼륨으로 들어본 적이 없다”며 “시네마에서 들으니 정말 생생하게 다가와서 놀랍다”고 했다.
손열음은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첫 사례에 많은 분이 동참하는 마음으로 함께 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클래식 공연이 낯선 분들에게 좋은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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